사물들 : 𝑷𝒂𝒍𝒆𝒕𝒕𝒆 𝒕𝒐 𝑷𝒍𝒂𝒕𝒆
상환 𝗦𝗮𝗻𝗴 𝗛𝘄𝗮𝗻
최수진 𝗦𝗼𝗼𝗷𝗶𝗻 𝗖𝗵𝗼𝗶
𝗗𝗔𝗧𝗘 | 𝟮𝟬𝟮𝟱.𝟬𝟵.𝟮𝟱 — 𝟭𝟭.𝟮𝟮
𝗩𝗲𝗻𝘂𝗲 | 𝗔𝗣𝗢𝗽𝗿𝗼𝗷𝗲𝗰𝘁 𝗕𝗨𝗦𝗔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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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오랜 시간과 역사를 품은 삼익비치 아파트가 이번 전시의 배경이 됩니다. ‘에이피오프로젝트 부산’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자리한 이 레지던시 공간은,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가능성을 실험하는 특별한 장으로 열리며, 이번 전시는 그 첫 시작을 알립니다.
전시 제목 「사물들 : Palette to Plate」는 예술과 생활의 경계를 넘나드는 두 작가의 작업 태도를 함축합니다. 미술 도구인 팔레트(Palette)는 때로는 식탁 위의 플레이트(Plate)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예술이 화폭에만 머무르지 않고, 생활 속의 실용적인 물건으로도 존재할 수 있음을 은유합니다. 결국 주변의 모든 사물들은 팔레트가 될 수도, 플레이트가 될 수도 있으며, 그 사이에서 예술과 삶은 끊임없이 교차하고 확장됩니다.
부산에서 조각을 전공한 상환 작가는 세라믹을 통해 화병과 오브제를 제작하며, 순수 조각의 흐름을 생활 속으로 이어옵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쓰임새를 위함이 아니라, 식물과 사람, 공간을 잇는 매개체로서 예술을 삶의 중심으로 끌어옵니다. 특히 그의 작품 세계는 “나, 그리고 주변 환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작가는 작가로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주변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함을 발견하는 동시에 확장되는 과정들을 담고 있다”라는 태도로 집약됩니다. 손의 감각과 흙의 온도, 그리고 그것이 놓이는 자리까지, 상환 작가의 작업은 살아 있는 일상의 일부가 됩니다.
서울에서 회화와 도예를 전공한 최수진 작가는 주로 흙이나 물감을 이용해 다양한 사물의 도상을 재현합니다. 그가 운영하는 작업실의 이름은 '물질세계'입니다. 이는 사전적으로 '인간의 의식 밖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물 현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뜻합니다. 그의 작업실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실제 사물처럼 쓸모를 가지고 인간과 상호작용하기도 하고, 그들끼리의 생태계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는 물질과 관계하는 인간의 행위를 모방하고 물질을 통해 사물을 만들며, 그들에게 마음을 쏟는 인간 역시 물질로 되어있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물질이 있어야 인간도 마음도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는 오래된 유물론을 되새기며 이 세상을 보다 생생하게 느끼고 살아갈 것을 제안합니다.
삼익비치 아파트의 오래된 시간 위에 자리 잡은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시선과 손길이 빚어낸 예술을 통해 ‘사용 가능한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오랜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과, 삶과 맞닿은 작품들이 만나며, 예술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숨 쉬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부산의 작가와 서울의 작가가 만나 하나의 장을 열어가듯, 앞으로 이 공간은 국내외를 넘어 다양한 작가들이 서로 교류하고,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플랫폼(레지던시) 공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The historic Samik Beach Apartment in Busan provides the setting for this exhibition. Newly launched as APOproject Busan, the residency opens as a space where daily life and art meet. This exhibition marks its first step.
The title Palette to Plate reflects the two artists’ approach of moving between art and everyday life. A painter’s palette can also become a plate on the table. This suggests that art is not limited to the canvas but can exist as part of daily use. Every object has the potential to shift between palette and plate, expanding the space where art and life intersect.
Busan-based artist Sang Hwan works with ceramics to create vases and objects that bring the language of sculpture into daily contexts. His works act as mediators between people, plants, and spaces, drawing art into the center of life. For him, to live as an artist is to exist in relation to one’s surroundings and to embrace processes of growth. The warmth of clay and the touch of the hand make his works part of everyday living.
Seoul-based artist Soojin Choi studied both painting and ceramics. She prepares her own clay to shape objects such as cups, plates, and candlesticks. Her studio, Muljilsegye, takes its name from the idea that objects exist independently of human consciousness. The works she creates there may function like real objects, interact with people, or even form their own small ecosystems. By shaping matter into objects, she reflects on how humans also consist of matter, as do the emotions we project onto things. Revisiting this materialist view, she encourages us to feel the world more vividly and to live with greater awareness of its presence.
Placed within the long history of the Samik Beach Apartment, this exhibition explores new possibilities of usable art. The traces of time in the space meet the artists’ works, offering viewers a glimpse of how art can live and expand within daily experience.
Just as artists from Busan and Seoul come together here, APOproject Busan will continue to invite artists from Korea and beyond to exchange, create, and imagine new possibilities together.
